석 달 넘게 전쟁에 휩싸인 우크라이나 수도 하르키우 외곽.
밭 한복판에 불발탄이 떨어져 있고 곡식 창고는 포격을 받아 구멍이 났습니다.
[미하일로 페루센코 / 우크라이나 농민 : 농기계도 없고, 땅에는 지뢰가 묻혀있는 상황입니다. 농기계도 대부분 파괴됐습니다.]
일부 농민들이 파종에 나섰지만 이 지역 농민 가운데 30%는 농기계에 넣을 연료를 못 구해 농사를 포기한 상태입니다.
이런 상황이라면 올해는 물론 내년 농사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.
[케스 하위징아 / 우크라이나 농민 : 농사용 연료와 비료 부족으로 올해 곡물 생산이 줄 것으로 보입니다. 농민들은 내년에도 농사를 안 지을 생각입니다.]
우크라이나 항구에 묶여 있는 곡물의 양은 무려 2천2백만 톤으로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 388만 톤의 5.6배에 해당합니다.
우크라이나발 공급 부족은 식량 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아프리카 등 빈곤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.
아프간에서는 식량 가격 상승과 원조 중단으로 5살 이하 어린이 110만 명이 영양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.
[커브라 /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: 아기에게 젖을 못 물려 이 상태가 됐습니다. 점점 몸무게가 줄고 자주 울어요.]
아프리카에서는 영양실조 어린이를 살리는 기적의 음식인 '플럼피넛' 제조 원가가 지난해 이후 39%나 급등했습니다.
유니세프는 현 상황이라면 영양실조 어린이 60만 명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.
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우크라이나 위기로 인한 식량 부족으로 기아 인구가 1,800만 명 증가한 2억2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경고했습니다.
YTN 임수근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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